흔한 gang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겉치레 없이 조직은 철저히 이윤만 쫓아 움직였다. 그면에선 회사에 가깝지 않나 싶어. 나이가 차면 알아서 물러나는 형님을 두고 은퇴라고 표현한다든가 용무가 있어 해외 나르는 인간을 출장간다, 발령났다고 표현하는 점이. "제가요.... 무당님 때문에 몇천 마일을 날아온 줄 아세요?" 항구 근처의 웨어하우스. 거대한 양문이...
삐리릭. 306호의 문이 열리고 닫힌다. 반짝 켜진 현관의 센서등이 파자마, 운동화 한 켤레를 든 김태형 정수리를 밝힌다. 집안은 싸늘할 정도로 고요하다. 방의 불을 켠다. 운동화는 현관에 놓아두고 파자마는 옷장에 걸어두고 나자, 더 할 일도 없어졌다. 청소를 할까? 뒷머리를 벅벅 긁으면 훑어보는 시야에 걸리는 것. 구석의 경식구와 미즈노 글러브. 옆집 놈...
경기도민이 된 전정국은 오피스텔을 나와 도보 10분이면 아무튼 역에 발은 디뎠다. 냉큼 받아먹는 신세면서도 위치가 서울 학교랑 멀어서 아쉬웠고, 그래도 애인노릇을 하고 싶어서였는지 그 아쉽다는 말이 자존심에 걸려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누나가 유부녀라는 사실을 알기 전의 일이다. 에이스, 불의의 사고. 전정국의 지난 학창시절과 휘청이는 현재를 가장 잘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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